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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The Greatest Showman, 2017) 보러갔던 이야기



너무나도 친근하고 익숙한 휴 잭맨.

당장이라도 손등에 포크를 장착하고 승~승~ 무라도 썰어줄 것 같은 휴잭맨이 해밝은 표정으로 지팡이를 들고 있는 장면이 담긴, 

영화 위대한 쇼맨의 포스터는

흥행 보증수표에 가까운 휴 잭맨의 영화임에도 가볍게 지나치도록 하는데 일조했더랬지요. 

다르게 말하면 제 입장에서는 저 포스터가 안티입니다. 

또 다른 말로는 포스터 빼고는 흠잡을 데 없는 영화라는 얘기입니다. 

순전히 제 주관적인 생각이에요. 

포스터 멋지다고 전지 사이즈의 포스터를 방안에 떡~ 하고 붙여두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뭐라구 안하셨음 좋겠어요~

각자의 생각은 소중하니까요.

제가 포스터에 대해 뭐라고 뭐라고 한 이유는 저 포스터 때문에 진즉에 봤어야할 영화를 뒤늦게 보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입니다. 

개봉 초기에 봤다면 극장에서 2~3번은 더 봤을 영화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일이 바빠서 영화 보러갈 시간도 없긴 했지만, 요즘들어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더욱 영화를 볼 일이 없었습니다. 

깜깜한 늦은 밤에 1시간이나 걸려서 안양까지 차를 몰고 가서 밤 11시 심야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다름아닌 절친한 친구의 강려크한 추천 아주아주 강려크한 추천 때문입니다. 

그동안 일상의 업무에 지쳐 소심하고 작은 일탈 또는 이벤트를 제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업무 중 나누는 친구와의 카톡

"위대한 쇼맨 봤냐? 최고다! 인생영화야!!"

"야~ 요새 영화 볼 시간도 읎다~ 오바 하기는..."

이렇게 말해놓고, 기분전환이 필요했던 저는 위대한 쇼맨을 상영하는 극장을 검색하고 있었지요.

서울에 세곳, 안양에 한곳...

개봉한지 꽤 지난 때라 영화를 내리는 시기였기 때문에 제가 사는 곳에서 상영하고 있는 극장은 없었고,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안양에도 1군데 그것도 밤 11시 심야 영화 스케줄밖에 없었습니다. 

"어.. 안양 롯데시네마 인덕원점에 밤 11시에 상영하는 게 있네. 오늘 밤에 보러가야겠다... 인생영화라면서? 너도 와서 한 번 더 보는게 어때? 간만에 얼굴 함 보고" 

"그래, 갈께~ 이따 보자." 

살짝은 허풍스럽고 오바스럽고, 서로가 뻥 치고 장난 치는 데 익숙한 친구라서 말만 그러겠지 했습니다. 그 친구도 서울에서 안양까지 오려면 차로 한참을 내려와야 하니까요.

밥 11시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예매하는 시간까지 고려해서 9시 반쯤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도착하기까지 한참 남았는데 친구한테 연락이 옵니다.

"야~ 어디냐? 영화 또 볼 생각에 마음이 들떠서 집에 있을 수가 있어야지.  지금 도착해 있으니까 얼른 와라."

거보세요. 역시 오바스럽고 허풍스럽습니다. 

이 친구는 평소 같으면 오지도 않았으면서(올 생각도 없으면서) 벌써 도착했다고, 얼른 오라고 뻥을 치기까지 했을 친구입니다.

도착해서 보니 친구가 와 있습니다. 

기특하게 표까지 예매해 두었네요.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거리 몇가지를 사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야~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해~"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까지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리는 친구.

순간 잠시 친구가 이 영화 홍보하는 알바를 시작했나 0.5초쯤 의심하자마자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20세기 여우사 화면이 나오면서 빰 빠라밤~ 빵빠레가 잠시 울리더니,"워~ 워어어워~"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와 함께 위대한 쇼맨의 쑈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위대한 쇼맨은 뮤지컬 영화지요. 

OST라고 하기보다 뮤지컬 넘버라고 하는게 더 맞는 표현일 겁니다. 

강렬한 임팩트를 가진 오프닝 뮤지컬 넘버.

첫 순간부터 몰입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좋은 영화는 오프닝 5분의 몰입도에서 승패가 결정난다고 했는데, 위대한 쇼맨이란 영화도 그러더군요. 

예전에 '글래디에이터'에서 그 오프닝 장면처럼 말이죠. 

쇼 비지니스의 창시자로 불리는 바넘의 삶을 각색해서 전개되는 스토리라고 합니다. 바넘에 대한 호불호의 역사적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요. 영화는 다큐가 아니니까요.


위대한 쇼맨의 뮤지컬 넘버 리스트를 보면


1. The Greatest Show

2. A Million Dreams

3. A Million Dreams(Reprise)

4. Come Alive

5. The Other Side

6. Never Enough

7. This is Me

8. Rewrite the Stars

9. Tightrope

10. Never Enough(Reprise)

11. From Now on


이렇게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넘역의 휴 잭맨이지만,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조연들 하나하나가 그 삶의 주인공이고 위대한 쇼맨들의 각 노래들은 그들의 삶과 사랑, 우정 등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노래 The Greatest Show는 영화 오프닝 곡으로, 위대한 쇼맨 바넘이 공연을 리드하는 장면에서 어린시절 가난한 양복장이의 아들로 살던 바넘이 무대 의상이 디스플레이 된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장면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 부분의 연출이 참 인상깊었어요. 

두번째 노래 A Million Dreams은 어린시절 바넘의 목소리로 시작해서, 성장과 함께 자신의 첫번째 꿈(채리티와의 사랑)을 이루는, 그리고 채리티와의 앙상블로 절정을 이끄는 영상의 전개와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The Other Side란 노래는 휴 잭맨과 잭 에프론의 동업이 시작되는, 그리고 우정이 시작되는 장면에 나오는 노래인데, 절제된 퍼포먼스과 어울리는 리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Never Enough은 영화를 보러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노래입니다.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노래하는 레베카 퍼거슨의 연기 장면은 영화 속에서 휴 잭맨이 놀라는 모습만큼 저를 놀라게 했지요. 

Rewrite the Stars에서 잭 에프론과 젠다야의 앙상블. 휴 잭맨과 미셀 윌리엄스 커플과 더불어 신분과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은 러브스토리의 또 다른 주인공들인 잭 에프론과 젠다야의 줄타기 장면은 노래의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었지요. 

스캔들과 화재로 인해 쫄딱 망한 바넘을 일으켜 세워주는 동료들과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From Now on.

노래 한곡 한곡이 스토리와 연관이 되어 있고, 그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위대한 쇼맨' 이 영화는 한편의 멋진 쇼를 관람하는 느낌에 들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 * * 


영화를 보고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득해 보이더군요. 

어느정도냐면요...



차가 미끌미끌 좌로 우로 흔들리는게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운전하는게 조금은 겁이 나긴 했지만, 한밤중에 내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폭설이,  일상에 치이고 무료함에 빠져들던 저에게 특별한 이벤트가 된 늦은 밤의 영화 관람을 더욱 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위대한 쇼맨 기회되면 꼭 보세요. 

그리고 아직도 상영하는 극장이 한두군데 있는 것 같은데, 꼭 극장에서 보세요.

며칠 간 계속 그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도실 거에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Have a nic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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